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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야금 명인이 전하는 산조의 진수
깊이 있는 산조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브랜딩 공연 ‘산조의 밤’은 독창성과 예술성을 지닌 산조의 음악적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통해서, 지성자 명인이 연주하는 ‘성금연류’와 정회천 명인이 연주하는 ‘함동정월류’를 동시에 듣는다는 건, 가야금 산조 연주 史에 있어서 매우 특이하게 기록될 역사적 순간이 될 것 같다. 만약에 황병기 명인이 살아계셨다면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을까? 지성자 명인의 성금연류, 정회천 명인의 함동정월류를 듣는다는 건, 산조의 연주사에 있어서, ‘꽃중의 꽃’, 그 중 ‘가장 아름다운 두 개의 서로 다른 꽃’을 한 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행운 중의 행운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다.”
글 윤중강(국악평론가)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
성금연 가야금 명인의 ‘성금연류 가야금산조’는 선구적인 기악 독주곡으로 최초로 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 제23호로 지정되었다. 힘차고 경건한 분위기의 다스름으로 시작되며 조의 변화는 다채롭고 뚜렷하다. 선율의 구성은 가락의 시작과 끝이 분명하여 농현의 깊이와 연주자의 예술성에 따라 덧붙이거나 혹은 덜어내거나 하는 즉흥성이 돋보인다. 박과 박 사이는 현이 가지고 있는 타악성의 특징을 살려 가락의 짜임에 긴장감을 줌으로써 섬세하고 화려하며 발랄하면서도 웅장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계면조를 중심으로 짜여진 애절한 멋의 선율과 굿거리장단 악장의 경쾌한 경드름의 선율은 성금연 산조의 꽃이 되어 감칠맛을 더해준다.
최옥산제 함동정월류 가야금 산조
함동정월류 가야금 산조는 전남 영암의 김창조 명인에게 사사한 것으로 여겨지는 최옥산 명인에 이어 그의 수제자인 함동정월에게 전승된 곡으로 다스름,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늦은자진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장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진양조에는 우조, 편조, 계면조 외에 다른 유파의 가야금 산조에서 보기 힘든 봉황조 즉, 봉황새의 자태를 묘사한 가락이 나오며, 평계면, 변계면, 생삼청 등의 가락이 특이하다. 중모리의 경드름 가락과 우조로만 구성된 중중모리 가락이 이채롭다. 이 산조 가락의 특징을 가장 잘 표출하고 있는 늦은자진모리는 중중모리 장단에서 자진모리 장단으로 바뀌는 연결 장단의 복합구조이다. 특히 완전4도 아래로 조바꿈 된 변음 가락과 그 가락들을 잇고 맺어주는 북 반주 가락과의 다채로운 진행이 돋보인다. 자진모리의 ‘비오는 가락’, ‘도섭 가락’, ‘말 뛰는 가락’ 등이 특이하며, 정제된 가락과 깊은 농현에 의한 성음 놀음이 특징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