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매혹한 '사제 동행'의 특별한 무대
올해는 더욱 특별한 판소리다섯바탕이 준비돼있다.
‘나의 스승과 나의 제자’가 함께 꾸미는 구성진 소리 한바탕이 시작된다.
‘스승에게서 배우는 예술, 제자에게서 읽는 예술의 미래’ 판소리의 매력을 알고 있는 마니아에겐 두 번 다시없을 무대.
초호화 라인업에 빛나는 사제동행의 특별한 외출, 매혹적인 판소리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
스승과 제자, 이들에게도 특별한 무대다.
소리축제가 아니면 스승과 한 무대 설 수 있는 기회가 드물거니와 스승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영광스러운 기회.
스승에게는 자신의 미래와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의미로 더욱 특별하다.
특히 청춘 소리꾼들로 대중에게 익숙한 유태평양, 이자람 등 국악계가 배출한 스타들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는 분창, 연창, 입체창 등 다양한 형태로 소리를 선보인다.
판소리다섯바탕 중 어느 바탕 하나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올해의 대표 기획이다.
<김명신, 정상희 동초제 '춘향가'>
‘동초(東超)’는 김연수 명창의 호이다.
동초 김연수는 여러 명창들로부터 다양한 판소리를 배운 뒤에 자기 나름대로 판소리 다섯 바탕을 새로 짜서 남겨놓았다.
김연수는 어떤 사람의 판소리를 오롯이 전승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가 짠 판소리는 기왕의 어떤 소리와도 같지 않은 독특한 것이 되었다.
그래서 그의 판소리를 바디를 달리하여 김연수 바디, 혹은 김연수제, 동초바디, 동초제 등으로 부르는 것이다.
김연수의 판소리는 오정숙을 통해서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 널리 퍼졌고
김명신은 바로 오정숙의 제자 중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람이다.
김명신은 1946년생으로 전남 화순 출생이다.
2002년에 공주 백제문화제 판소리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고,
2005년 동초제 <흥보가>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김명신은 목이 좀 센 편이나 힘이 좋고 성량이 풍부하다. 그래서 득명하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이제 올해 일흔넷이다. 아직도 그 힘이 남아있을지 궁금하다. 만약 소리를 계속 이어갈 힘이 부족하다면 제자 정상희가 그 다음을 메꿀 것이다.
정상희는 김명신의 제자로 전남대학교 국악과를 졸업하고 2018년 광주 임방울국악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스승은 목이 센 소리꾼이었으나 정상희는 목이 좋다. 애원성에 상하청을 두루 잘 낸다. 감정 표현도 뛰어나다.
이번 공연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목이 센 소리꾼도 목이 좋은 제자를 길러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글/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 연구가
군산대학교수(국문학과)
판소리 연구자
프로그램 별 해설 및 판소리 국영문자막 운영
사설집 제공
-
이전글
-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