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매혹한 '사제 동행'의 특별한 무대
올해는 더욱 특별한 판소리다섯바탕이 준비돼있다.
‘나의 스승과 나의 제자’가 함께 꾸미는 구성진 소리 한바탕이 시작된다.
‘스승에게서 배우는 예술, 제자에게서 읽는 예술의 미래’ 판소리의 매력을 알고 있는 마니아에겐 두 번 다시없을 무대.
초호화 라인업에 빛나는 사제동행의 특별한 외출, 매혹적인 판소리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는 시간.
스승과 제자, 이들에게도 특별한 무대다.
소리축제가 아니면 스승과 한 무대 설 수 있는 기회가 드물거니와 스승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 것만으로도 매우 영광스러운 기회.
스승에게는 자신의 미래와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의미로 더욱 특별하다.
특히 청춘 소리꾼들로 대중에게 익숙한 유태평양, 이자람 등 국악계가 배출한 스타들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는 분창, 연창, 입체창 등 다양한 형태로 소리를 선보인다.
판소리다섯바탕 중 어느 바탕 하나도 쉽사리 포기할 수 없는 올해의 대표 기획이다.
<조통달, 유태평양 박초월제 '흥보가'>
박초월제 <흥보가>는 명창 박초월이 새로 짠 <흥보가>를 일컫는다.
박초월의 <흥보가>는 어려서 김정문과 송만갑으로부터 배운 정통 동편제 <흥보가>에
오수암, 정광수 등으로부터 배운 서편제 <흥보가>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것이다.
그래서 박초월의 <흥보가>는 동서편제 판소리의 특징이 어우러진 소리가 되었다.
박초월은 동편제 판소리의 고음으로 전력을 다하는 창법과 계면조 위주의 슬픈 소리를 특징으로 하는데,
‘서슬’은 박초월 소리의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개념이다.
박초월은 <흥보가> 중에서는 ‘가난타령’부터 ‘박타는 대목’은 특별히 잘 불러 이름을 날렸다.
조통달은 박초월의 친 조카이다.
조통달은 나중에 박초월을 양어머니로 모시고 소리를 배웠다. 그래서 조통달은 누구보다도 박초월의 소리를 잘 이은 제자가 되었다.
조통달 또한 목이 좋아서 박초월 소리의 특징을 잘 사릴 수 있는 소리꾼이다.
그러나 조통달은 남자이기 때문에 슬픈 대목보다는 해학적인 대목에 뛰어나다.
조통달은 흥보가 아니라 놀보에 더 어울리고 놀보 역을 가장 잘하는 소리꾼이다.
그래서 조통달의 <흥보가>는 조통달식 <흥보가>가 되었다.
유태평양은 조통달의 제자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제자이다.
유태평양은 어려서부터 조통달로부터 소리를 배웠으며, 1988년 여섯 살의 나이로 <흥보가>를 완창하여 판소리사상 최연소 완창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유학을 해서 다른 나라의 음악을 배우기도 했으며, 지금은 국립창극단에서 주역으로 활동하면서
팝음악에까지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젊은 소리꾼이다.
유태평양은 스승인 조통달을 닮아 해학적인 연기와 소리에 뛰어나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유태평양은 조통달의 가장 충실한 계승자라고 할 수 있다.
조통달과 유태평양이 함께 엮어갈 <흥보가>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글/최동현 군산대 교수·판소리 연구가
군산대학교수(국문학과)
판소리 연구자
프로그램 별 해설 및 판소리 국영문자막 운영
사설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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