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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세계소리축제가 세계 진출을 위한 발판을 넓히고 있다. 올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역거점화 사업으로 처음 선보인 전통음악 유통 플랫폼 ‘소리 넥스트’에서는 신인 아티스트와 전문가 추천 팀 등 12개 팀의 쇼케이스가 열려 해외 진출과 작품 유통, 협업 기회를 넓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축제 측은 내년 4월 북미 지역에서 ‘소리축제(가칭)’를 개최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해외 예술 교류와 진출을 확대할 전략을 내놓았다. 올 하반기에는 헝가리 투어도 앞두고 있다. 이에 본보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소리축제와 한국 전통음악의 미래를 위해 해외 공연장, 프로그래머, 제작사 관계자 등으로 부터 혁신적 제안을 듣고자 한다. 첫 번째 순서는 대만의 바네사 첸이다.
-올해 참여한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 중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나요?
소리프론티어의 ‘공상’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비록 최종 우승자는 아니었지만, 세 명의 멤버로 구성된 이 팀의 프로그램은 구조가 매우 정교하고, 악기 간의 명확한 사운드(레벨), 세심한 속도 조절이 훌륭했습니다.
전통과 전자 요소의 결합이 균형 잡혀 있었고, 현대적 요소가 신선함을 주는 동시에 전통적 본질(악기 구성, 보컬 및 선율 선택 등)이 뚜렷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매우 좋은 잠재력을 가진 유망한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리초이스의 ‘추다혜차지스’와 본 축제 프로그램의 ‘이날치’는 정체성이 두드러진 독창적인 스타일과 강한 크로스오버의 매력이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들의 무대 장악력과 에너지는 다양한 관객층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공연장에서 해외 아티스트를 초청할 때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전반적인 예술적 완성도, 지역 관객과의 공감 가능성, 기술적 실행 가능성, 예산 등을 고려합니다. 또한 공연을 넘어 워크숍, 강연,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할 수 있고, 지역적 맥락에 맞는 문화적 대화에 참여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높이 평가합니다.
특히 각 프로젝트의 문화적 독창성이 있는 월드뮤직에 관해서는, 관객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보완 행사(예: 관객과의 대화, 워크숍)를 통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한국 전통·창작 음악이 대만 관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대만 관객들은 아시아 문화, 특히 전통적 미학을 현대적 표현과 결합한 공연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 노래나 악기 연주에 전자 음향 사운드나 연극적 요소가 결합된 공연에 호기심과 공감을 자아냅니다.
또한, 강한 시각적 요소나 서사 구조가 있는 공연은 젊은 관객층에게 특히 더 큰 호응을 얻는 경향이 있습니다. 2023년에 상자루(Sangjaru)를 초청했는데, 관객의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 소리축제의 공연이 대만 현지에 소개되기 위해 어떤 준비 과정이 필요할까요?
우리는 전통 악기 운반에 대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 대한 사전 조율을 포함하여 기술적인 요구 사항과 우리 공연장 시설과의 호환성에 관한 검토를 시작합니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사전 강연(pre-talk)이나 작품의 문화적, 음악적 맥락이 있는 프로그램 노트의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가사, 대사 또는 서사가 있는 공연은 반드시 중국어 자막이 필요하며, 필요시 영어 자막도 제공합니다.
- 현재 운영 중인 공연장에서 선호하는 공연 형식(규모, 길이, 무대 세팅 등)과 기술적 요구사항은 무엇인가요?
우리는 434석 리사이틀홀부터 1,209석 플레이하우스, 1,981석 콘서트홀, 2,236석 오페라하우스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용 가능한 공연장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드뮤직 공연의 경우, 인터미션 없이 60-90분 정도의 프로그램이 이상적입니다. 화려한 무대 장치는 꼭 필요하지 않지만, 조명, 음향, 자막 관련 요구 사항은 사전에 명확히 공유되어야 합니다.
다분야(interdisciplinary) 혹은 사운드 설치형 프로젝트에 대해 우리는 사전 논의와 공동 창작(co-creative) 형태의 협업을 환영합니다.
- 장기적인 교류를 위해 소리축제 측이 어떤 네트워크·홍보 전략을 갖추면 좋을까요?
대만, 동남아시아, 일본 등에 있는 공연장 및 축제 간 협업을 통해 지역 투어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예술적 가시성을 돕고 제작 비용을 분담하는 실질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 소리축제가 글로벌 도약을 위해 단기적으로 실행해야 할 첫 번째 과제가 있을까요?
영문 정보의 일관성과 신속성 개선이 중요한 단계일 것입니다. 나는 한국어 웹사이트의 정보 업데이트가 빠르고 상세한 것에 비해 영어 버전은 그렇지 못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현재의 예매 시스템은 한국 내 주민등록번호 인증이 필요해, 외국 관객이 티켓을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대체 예매 수단이 가능하다면 해외 관객들에게 훨씬 더 열려 있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 전주세계소리축제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포인트’는 무엇입니까?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한국 전통 음악에 뿌리를 둔 명확하고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현대적이고 다분야적인 표현을 적극 수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관람한 많은 공연들은 전통에 대한 깊은 존중과 새로운 창작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동시에 보여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예술적 수준이 높았고, 단순한 완성작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실험과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했습니다.
‘소리넥스트(SORI NEXT)’와 같은 프로그램은 해외 전문가(관계자)들이 작품과 창작자를 직접 만나고 경험할 수 있도록해 진정성 있고 밀도 높은 교류가 가능하게 합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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