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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속 소리

[뉴스원]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 5일 여정 마무리…'커다란 실험' 출발
관리자 | 2020-09-23 14:00:45 | 72

(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과 새로운 기대 속에서 출발한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우리사회에 많은 화두를 던지며 20일 5일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올해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 김한, 이하 소리축제)는 코로나19의 파고 속에서 ‘안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화두를 안고 부심하다 결국 ‘미디어·온라인 공연 5選’이라는 초유의 방식을 선택했다.

관객이 없는 텅빈 객석은 고정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지만, 무대에서 펼쳐진 ‘디지털 기술 축제’의 새로운 실험은 도전의 과정 자체로 주목할 만한 성과였다는 평가다.

특히 국내외 14개 국가 음악가들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대형 LED 화면으로 소환하고, 국내 연주팀은 무대 위에 올려 온·오프라인 합동공연을 펼쳤다.

처음부터 기술적 한계와 서로 다른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실시간 합동연주를 펼친다는데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호기심이 교차했다. 현장예술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안정적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디지털이 다양한 예술적 욕구와 창작방식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기술적 진보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예술가들의 창작물을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실패와 성공이 아닌 도전과 모험의 과정에 의미를 실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술적 한계 속에서 온라인 합동공연의 엇박자는 오히려 예술가들이 간절히 서로를 잇고자 했던 연대와 공존의 정신을 더 빛나게 했다는 평이다. 코로나19 안정화 이후에도 축제의 방향, 공연방식에 대한 참고할 만한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개막공연의 도전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하루에 하나씩…공연의 질을 높이다

특히 올해 축제의 주제인 '__잇다(LINK)'의 의미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아낸 <현 위의 노래>는 공연 마니아층의 뜨거운 호평 속에서 마무리됐다. 공연의 질도 높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실력파 연주자들의 합이 부조화의 조화, 무질서 속에 질서를 구현하는 시나위의 즉흥성을 교본처럼 펼쳐낸 무대였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피날레를 장식한 '더블 시나위'는 소리축제가 아니면 기획할 수 없는 편성이라는 평가 속에서 국악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며 화제를 모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전북CBS <별빛콘서트>는 실력파 보컬리스트 손승연과 곽동현을 앞세워 탄탄한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하모나이즈와 코리아쿱챔버오케스트라가 협연을 펼치며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절실한 이 시기에 가장 울림이 큰 무대였다는 평이다.

'한국인의 노래_앵콜 로드 쇼'는 김준수·정보권이라는 국악계 주목받는 젊은 소리꾼들과 보통의 일상에서 찾아낸 보석 같은 노래꾼들을 무대에 올려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폐막공연 <전북청년 음악열전>은 61명의 지역 예술가들이 무대를 가득 메우며 집단 즉흥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쏟아낸 무대였다. 40분 동안 쉼 없이 이어지는 예술가들의 즉흥 시나위는 억눌려왔던 예술인들의 의지를 거대한 퍼포먼스로 연출해냈다.

무대 위를 가득 채운 젊은 음악가들의 에너지는 빈 객석을 넘어 관객들의 안방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탄탄한 예술 인프라를 가진 전라북도에서 지역 예술가들의 존재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폐막공연을 통해 소리축제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깊은 여운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와 함께 관객이 없는 축제현장이었으나 스태프와 출연자, 방송 관계자 등이 다수 참여한 축제로 방역과 안전에 대한 섬세하고 깐깐한 운영은 축제의 성공을 견인하는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출연진, 무대 및 기술팀, 소리천사 등 축제 참가자들을 위한 일원화 된 데일리 방역 시스템은 물 샐 틈 없는 관리체계를 갖추고 안정적인 축제운영의 기초를 다졌다.


온라인 공연이 남긴 숙제

비록 관객들을 대면할 수는 없었지만, 온라인 공연의 수확도 적지 않다.

우선 소리축제의 고정 팬들을 불러 모으고, 새로운 관객층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이다. 실시간 생중계된 공연이 축제 기간 동안 리플레이 되면서 누적 조회 수는 꾸준히 올라 개막공연의 경우 약 8000회, ‘현 위의 노래’는 약 7000회를 훌쩍 넘겼다.

소리축제 현장 콘텐츠를 처음 접한 관객들의 유입이 어느 정도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돼 향후 이들을 고정 팬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온라인 공연이 지속되려면 향유층의 만족도를 높이는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해졌다. 현장공연의 부족함을 어떻게 매우고 새로운 매력을 끊임없이 발굴해 보여줄 것인가는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로 남았다.

포기할 것이냐 도전할 것이냐의 기로에서 과감히 모험과 도전을 선택한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 특별한 행보였던 만큼 올해 축제의 성과와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 축제의 새 패러다임으로 엮어낼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19X19 챌린지' 베일 벗었다

202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막이 내리고 소리축제는 그 간 꽁꽁 숨겨왔던 특별사업을 소개하며 새로운 희망의 닻을 올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폭 축소된 비대면 미디어·온라인 공연 5選을 치른 소리축제는 안타깝게 무대 기회를 잃고 좌절해 있는 예술가들을 위한 특별한 도전 '19×19 챌린지'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1일부터 19일까지 장장 19일에 걸쳐 전주역 광장에서 비대면 거리공연을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중계할 계획이다. 조직위 측에 따르면 200여 예술단체 약 1000여 명의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으로 약 150시간, 9000여 분의 공연시간을 잇는 유례없는 기록에 도전한다.

'19×19 챌린지'는 소리축제 19회의 분기점에서 맞은 19일의 릴레이 공연을 의미하는 것으로,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공연의 본질과 지속가능한 예술에 대한 고민을 담아 탄생한 사업이다.

1년여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관객과의 교감을 핵심으로 하는 공연계에 혹독한 시련이 불어 닥치며, 예술가들의 일터와 무대에 큰 위협을 안겼다. 생계와 자존감에 큰 위기가 닥친 공연예술계, 이제는 예술이 시대와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가에 대한 급박한 물음을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소리축제는 이 힘든 시국을 지역 예술가들의 참여로 새로운 공연 패러다임을 만들고, 코로나19의 적응이나 극복의 개념을 넘어 보다 원초적으로 공연의 본질을 고민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박재천 집행위원장은 “사업을 기획하기 위해 사전 의견수렴 과정에서 예술가들의 높은 기대와 의지를 확인하며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하고 “더불어 송하진 도지사님과 의회의 전폭적인 지원은 문화도시다운 긍정적 거버넌스로 이 사업을 성사시키는 데 결정적 동력이 됐다”고 덧붙였다.

‘19×19 챌린지’에 참여를 원하는 예술가들은 오는 21일부터 10월 8일까지 신청 자격을 확인하고 응모하면 된다. 2~5인으로 구성된 전북지역 예술가라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며, 관립 및 공립단체 연주자는 참여가 불가하다.

공모 대상은 버스킹이 가능하고 기본적으로 음악(국악, 재즈, 인디음악, 관현악 등)을 포함한 연극, 무용, 마술 등 다양한 공연예술 분야로 폭을 넓혔다. 자세한 모집요강은 전주세계소리축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소리축제의 이 특별한 도전이 코로나19 종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공연방식, 예술가들의 활동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사원문보기] https://www.news1.kr/articles/?4064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