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속 소리

[조선일보] "듣지 못해도 가슴속 울림으로 전해요"
관리자 | 2011-08-30 16:00:54 | 2103

"듣지 못해도 가슴속 울림으로 전해요"

작성일 : 2011.08.25 02:23

 

 

 

전주선화학교 청각장애학생, 소리축제 난타·댄스 나선다… 26일 한벽극장 첫 무대

"듣지 못하지만 소리의 감동을 가슴속 울림으로 전합니다."

성범·수형·재혁·유림이와 유리(난타팀). 용준·다연·윤진이, 그리고 지수·주리(댄스팀). 전주선화학교 청각장애 중·고생 10명이 26일 오후 7시 전주 전통문화관 한벽극장 무대에 나선다. 여름방학 한 달 동안 땀을 쏟으며 익힌 난타와 비보이 댄스를 선보이는 공연이다.

이들이 이번 공연을 위해 팀을 꾸린 것은 지난 7월 중순. 주 이틀씩 난타팀은 학교 체험관에서, 댄스팀은 대형 벽거울이 있는 댄스학원에서 함께 연습해왔다. 전주전통문화관 타악팀 한규황 악장과 댄스학원장인 정미숙씨가 자원봉사 수화통역사를 옆에 두고 이들을 가르쳤다. 학생들은 모두 처음으로 배우는 데다 소리마저 들리지 않으니 연습은 시작부터 어려웠다.

난타팀은 다섯 개의 북이 따로 소리를 냈다. 눈으로 보고 북을 따라 치면서 박자가 늘 뒤로 밀렸다. 수화 설명은 여러 차례씩 반복됐고 연습을 시작할 때 집중하던 자세가 시간이 흐를수록 산만해지곤 했다. 학생들은 나란히 북을 앞에 두고 제자리 걸음으로 걷거나(4박자) 뛰면서(8박자) 리듬을 익혔다.

팀원들은 연습이 끝난 뒤 집에 북채를 들고 가 베개를 두드리며 '보충 자습'을 했다. 공연을 눈앞에 두면서 학생들은 연습시간 전부터 나와, 그 시간이 끝난 뒤까지 남아 팀워크를 다졌다. 1학년인 강성범군은 "서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온몸에 전해오는 진동으로 서로의 호흡을 맞출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첫 공연을 앞둔 전주선화학교 난타·댄스팀 학생들이 연습실에서 강사와 함께 뛰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 제공
댄스팀은 2시간씩 이어지는 격렬한 연습에 체력부터 부쳤다. 아이돌 그룹인 '2NE1'과 f(x)의 '내가 제일 잘 나가', '핫써머'의 안무를 연습하면서, 비보잉까지 곁들였다. 댄스의 기초인 스텝과 정지 율동부터 배우면서 비보잉의 구르기, 땅 짚고 돌기 등 동작도 익혀왔다. 최용준(고3)군은 "갈수록 어려워졌지만 오래 전부터 배우고 싶었다. 공연을 위해 집에서 방문을 닫고 동영상을 보며 연습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들 청소년을 무대로 불러낸 것은 전주세계소리축제였다. 축제 조직위는 "올가을 축제에선 듣지 못하는 사람들과도 소리의 감동을 만들고 나누겠다"며 이 공연을 기획했고 학교에서 희망자를 받았다. 조직위 김회경 홍보팀장은 "소리는 귀로 듣는 것만이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울리는 것"이라며 "공연의 질이나 완성도를 떠나,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땀을 쏟아낸 학생들에게 모두 박수를 주시라"고 말했다.

문종섭 전주선화학교장은 "방학 중 여가 생활이 적은 우리 학생들이 진땀 속에서도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새 기량을 즐겁게 닦으면서 무언가를 해내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26일 공연에선 청각장애 기타리스트 최병길씨도 전주선화학교 두 팀과 함께 나선다. 이 공연은 2011전주세계소리축제 기간(9월 30일~10월 4일) 동안 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 야외무대에서 한 차례씩 공연할 예정이다.

올해 소리축제는 '이리 오너라 upgo(업고) 놀자'를 기치로 46개 프로그램에서 148개 공연단체가 261차례 공연을 펼쳐간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1/08/25/201108250025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