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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주가 들린다” 세계소리축제와 한옥마을 산책
관리자 | 2011-09-27 23:57:49 | 2178
“전주가 들린다” 세계소리축제와 한옥마을 산책

 

입력 : 2011-09-27 20:09:21수정 : 2011-09-27 20:11:22    이로사 기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9272009215&code=900306

 

 

 

 

소리 들으러 남도에 가자. 전주세계소리축제가 30일부터 10월4일까지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전주까지 가서 그냥 돌아오기는 아쉬운 일. 축제장 주변의 가볼 만한 코스도 함께 소개한다.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다. 올해는 특히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박칼린 뮤지컬 음악감독과 작곡가 김형석씨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화제가 됐다. 전통적인 공연들은 물론, 젊고 대중적인 공연도 함께 즐길 수 있다.

전통 공연 중에는 고수 이규호씨와 함께하는 ‘고음반 음악감상회’, 고창 신재효 고택과 남원 박초월 명창의 생가 등에서 펼쳐지는 ‘판소리 다섯 바탕’ 공연 등이 눈에 띈다.

 

 

‘고음반 음악감상회’는 창극 형태로 녹음한 춘향가를 고음반으로 감상하고, 이것을 현대적 어법으로 복원한 소리 무대를 감상하는 자리다. 판소리 연구가 이규호씨가 해설자로 나선다. 일제 때 창극식으로 춘향가를 취입한 회사는 총 5곳. 1926년 일축조선소리반 춘향전 전집을 비롯해 1934년 시에론레코드, 1934년 콜럼비아레코드, 1937년 빅타레코드 등에서 취입한 춘향전 전집 중 일부를 함께 듣는다. 학인당에서 10월1일 오후 10시에 열린다.

‘판소리 다섯 바탕’은 적벽가·심청가·수궁가·흥보가·춘향가 등 다섯 바탕을 한옥 대청과 판소리 명소에서 들어보는 공연이다. 특히 수궁가와 흥보가는 각각 판소리 유적지인 고창 신재효 고택과 남원 박초월 생가에서 펼쳐진다. 판소리 현장으로 여행을 떠나 그곳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적벽가·심청가·춘향가는 전주 학인당의 대청에서 각각 김경호·장문희·전인삼 명창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적벽가는 30일 오후 5시, 심청가는 10월1일 오후 2시, 춘향가 10월2~3일 오후 2시에 공연한다. 수궁가는 10월1일, 흥보가는 10월2일 펼쳐진다.

전통음악·춤 공연인 ‘광대의 노래’ 중 심청가 공연 모습

 

보다 젊은 공연을 원한다면 ‘소리 프런티어’와 ‘김형석 위드 프렌즈’를 주목해볼 만하다. ‘소리프런티어’는 한국적 월드뮤직을 찾기 위한 경연잔치다.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국악팀 9팀이 한옥마을 향교에서 이틀간 릴레이 콘서트를 연다. 10월1~2일 오후 6~10시. ‘김형석 위드 프렌즈’는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김형석 집행위원장이 작·편곡을 맡아 대중음악과 국악의 만남을 꾀한다. 박칼린&최재림·김조한·하림·나윤권·장재인씨 등 대중음악인들이 대중가요를 퓨전국악 밴드의 반주로 새롭게 해석해 부르는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10월2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이 밖에 한국 전통기악연주인 산조를 즐길 수 있는 ‘산조의 밤’, 월드뮤직그룹 아나야·타악인 박재천씨 등의 초청공연, 축제장 일대에서 인디밴드·퓨전국악·마술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소리프린지’ 등이 진행된다.


 

전동성당

 

공연들은 대체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과 전주한옥마을에서 이뤄진다. 공연을 보지 않는 시간에는 가까운 곳에 산책을 다녀와도 좋다. 한옥마을을 돌아보는 것은 필수. 오목대·향교 등 문화재가 산재해 이곳만 돌아보려 해도 반나절이 걸린다. 한옥마을은 1930년을 전후로 일본인들의 세력 확장에 대한 반발로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형성됐다. 이는 일본인 주택에 대한 반대의식의 표현이었다. 오목대에 오르면 한옥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최근엔 음식점과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있어 고풍스러운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기도 좋다.

서너 시간 코스로 경기전~전동성당~풍남문~한벽당을 천천히 돌아보는 것도 괜찮다. 경기전·전동성당·풍남문은 모두 크게 보아 한옥마을에 속한 곳으로 지척에 있다. 경기전은 조선 태조의 영정을 봉안한 전각이다. 나무가 많이 우거져 사색하며 산책하기 좋은 곳. 전동성당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 중 하나로 꼽힌다. 1907년 짓기 시작해 1914년에 완공된 오래된 성당으로 호남 최초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서양 건물이다. 풍남문은 전주의 대표적 건축물이다. 원래 전주부성의 사대문 중 남문으로 고려 공양왕 원년인 1389년에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1905년 조선통감부의 폐성령에 의해 사대문 중 풍남문을 제외한 삼대문이 동시에 철거된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 한벽당은 한옥마을에서 조금 떨어져 있다. 상암산 기슭의 절벽을 깎아 세운 누각으로, 많은 시인 묵객들이 찾은 전주 8경 중 하나다.

전주 한옥마을

 

‘가맥(가게 맥주집)’과 막걸리골목을 지나치면 서운하다. ‘가맥’은 전주 지역의 특이한 음주 문화. 소형 식료품점에서 오징어·북어포 등 간단한 안주를 제공하고 맥주와 나머지 안주는 ‘술집 가격’이 아닌 저렴한 ‘슈퍼 가격’으로 파는 걸 말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가까운 ‘전일슈퍼’는 전국적으로 소문난 명소다. 막걸리골목은 여러 군데에 있지만 삼천동이 가장 유명하다.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상다리가 부러지게 ‘기본 안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