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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속 소리

[전북일보]2017 전주세계소리축제 ⑤마르코 폴로의 음악여행] 13세기 동방여행 꿈 그려
관리자 | 2017-10-16 17:01:14 | 68

[2017 전주세계소리축제 ⑤마르코 폴로의 음악여행] 13세기 동방여행 꿈 그려

베니스서 제너두까지 여정 / 소리로 따라간 서사적 공연

김보현 기자  |  kbh768@jjan.kr /










  
▲ 김희선 국립국악원 연구실장 국민대 부교수
 

그저 다국적 음악밴드라고만 소개한다면 이 음악그룹의 음악을 온전히 이해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의 작곡가이자 우드 연주자인 키리아코스 칼리아치디스가 그리스, 이란, 몽골, 중국의 전통·고전·역사 악기의 연주자들을 모아 완성한 이 그룹은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여행의 기록인 동방견문록의 여정을 음악으로 구현한 매우 특별한 음악여정이었기 때문이다.

중세부터 오늘까지 이어진 그리스, 페르시아, 지중해, 아랍, 고대 아시아, 중세 서양의 악기와 그 지역들의 다양한 민속음악의 어법을, 지역을 악기들을 통해 구현하고 있는 마르코 폴로의 음악여행은, 베니스에서 제너두까지, 마르코 폴로의 여정을 그대로 소리로 따라간 서사적 공연작품이었다.

1부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여행을 여덟 곡, 2부에서는 쿠빌라이 칸의 몽골, 중국해, 인도네시아, 인도양을 거쳐 유럽으로의 귀환을 일곱 곡으로 각각 편성, 한편의 완결된 서사로써 전체 공연을 구성하였다.

이 특별한 여행은 역사적 음악, 전통 음악에 대한 존경과 관심을 가진 두 그룹의 오랜 음악여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마르코 폴로의 음악여행은 앙상블 콘스탄티노플과 앙상블 코다이스의 조우가 빚어낸 프로젝트 공연이다. 역사적으로 동서양이 교차되었던 고대도시인 콘스탄티노플에서 이름을 딴 앙상블 콘스탄티노플은 1998년 몬트리올에서 이란 음악가 키야 타바씨안을 중심으로 결성하여 지중해, 유럽, 아랍전통, 뉴 월드 바로크 음악을 주종목으로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여정을 그리는 일에 주력을 해온 세계적 그룹이다. 이 공연의 주역으로 작·편곡과 기획을 담당한 키리아코스 칼리아치디스가 이끄는 앙상블 코다이스는 지중해 음악전통과 비잔틴 연주 세계적인 그룹으로 세계적 페스티벌인 바벨 메드 페스티벌에서 Prix France Musique des Musiques du Monde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룹이다.

마르코 폴로 음악여행이 다양한 시대, 음악양식, 악기의 혼합의 현대적 작곡과 편곡이 전혀 어설프게 들리지 않았던 것은 예술적 영감의 기저에 자리잡은 전통과 고전, 과거에서 새로움을 이끌어내는 인문학적 상상력과 작곡가의 역량, 세계무대에서 확고히 자리잡은 연주기량 덕분이다. 또한 이는 문화 다앙성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타문화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월드뮤직의 힘 때문일 것이다.

전주소리축제는 판소리를 중심에 놓지만 이미 세계유수의 축제로 자리잡으면서 월드뮤직 축제로 변모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한국의 전통음악은 글로벌 관점에서 이해되고 확장되어야 하기 때문에 세계소리축제의 나(국악)와 타문화(월드뮤직)의 병렬 배치는 관객을 위한 의미있는 행보이다.

무엇보다 국악과 월드뮤직을 연결시키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소리축제가 우리 음악의 범주를 월드뮤직으로 확장시키면서 우리 관객을 위한 아티스트를 적극 발굴하여 무대에 세우는 기획력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다만 같은 시간대에 대규모 야외 음악극과 대중음악 콘서트가 배치되어 유익한 공연으로 많은 관객에게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 중견으로 성장한 소리축제는 그간 대중성 확보와 시민참여를 위해 배치했던 곁가지들을 조금씩 쳐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재도약이 필요한 시점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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